[단독]입양 한 달 만에 방치…‘짐짝’ 취급당한 정인이

2021-01-06 1



정인이가 받은 상처는 몸에 난 것만이 아닙니다.

양부모는 아직 돌도 안 된 정인이를 수시로 집에 혼자 두고 외출했는데요.

주민들은 정인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차있었다며 그게 신호는 아니었는지 안타까워했습니다.

검찰은 양부모가 정인이를 짐 다루듯이 했다고도 기록했습니다.

이어서 김재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정인이가 처음 방치된 건 입양된 지 한 달 만인 지난해 3월 5일.

이날 생후 8개월인 정인이는 아무도 없는 집에 4시간 가까이 홀로 남겨졌습니다.

이날을 포함해 최소 15차례,

짧게는 30분, 길게는 4시간 가까이 차량이나 집에 방치됐습니다.

양모 장 씨는 정인이가 숨을 거둔 지난해 10월 13일에도,

정인이를 집에 놔두고 친딸을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오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날 오전 9시 정인이를 폭행했는데도 불안하거나 초조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소아심리 전문가들은 당시 정인이가 정신적 포기상태에 빠져 있었을 거라고 말합니다.

[정운선 / 경북대의대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
"주변에 기대를 하지 않는거죠. 포기해 버린 거예요 반응을. 불안할 때 울면 아니면 신호를 보내면 달래줄 것이다 하는 것에 대해서."

검찰 공소자료에는 양모가 정인이에게 극도의 공포감을 주는 정서적 학대를 가했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지난해 8월과 9월엔 정인이가 탄 유모차를 밀어 엘리베이터 벽에 부딪히게 하고,

정인이를 엘리베이터 손잡이에 올려 놓거나

짐짝을 나르듯 잡고 엘리베이터에 타기도 했습니다.

검찰이 분 단위 시간까지 공소사실에 포함한 것은,

엘리베이터 CCTV를 확인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웃들도 당시 정인이의 모습을 기억했습니다.

[이웃 주민]
"눈에 눈물이 차 있었어요. 그게 나한테 도와달라는 신호였었나. 그게 제일 머리에 남아요. 그 얼굴이. 그래서 더 힘들더라고요."

정인이는 몸뿐만 아니라 마음에도 큰 상처를 입은 채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채널A 뉴스 김재혁입니다.
winkj@donga.com

영상취재 : 장명석
영상편집 : 정다은